인턴프로그램을 시작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수료식을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연구기획팀 인턴 4개월차 빅토리아. 광주 살이도 4개월차다.
우리의 두뇌는 모든 기억을 저장할 수 없다.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고 평생 기억하는 것이다. 광주트라우마센터와 함께 한 많은 활동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활동은 음악치유와 몸동작 치유프로그램이었다. 음악치유와 몸동작 치유 프로그램 참여했을 때 고문과 국가폭력 생존자,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몰랐던 1980년 5·18항쟁. 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 눈물로 쓰여진 민주주의 헌법 등에 대해 깊이 알게 되었다. 국가폭력, 인권 유린. 예전에 생각하지 않았던 분야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국가폭력과 인권침해 피해자들과 직접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너무나 간절히 원했던 사람들이 그들의 젊은 시절을 거리와 감옥에서 보냈다. 자유를 위해 인생을 걸었다. 목숨까지 바쳤다. 이 사람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고개가 수그러진다.
5·18민주화운동 후에 남은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삶은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지만 독하게 마음을 다잡았던 사람들. 이 사람들을 정말 존경한다. 내가 광주트라우마센터의 내담자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영광이었다.
광주트라우마센터와 함께 했던 활동 중에 제일 의미 있었던 활동은 자원활동가들과 한 국제교류 프로그램 ‘벨라루스 데이’ 진행이었다. 원래 모국어가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어로 벨라루스 민주주의 역사를 알리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발표를 해 낸 나 자신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벨라루스가 한국인들에게 흥미로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기여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자기 나라를 알리는 일은 크나큰 책임이라 생각한다.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활동하는 동안 많은 깨달음과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유엔이 정한 고문생존자 지원의 날 기념 국가폭력 현장답사 및 치유의 인문학 운영지원, 국제고문생존자재활협회 (IRCT) 모니터링, 계간지 <그라지라> 기사 작성 및 발송 등. 다른 사람들이 흔히 가질 수 없는 경험, 다른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4개월 동안 나는 내가 공부해오던 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었다.
빅토리아 쉴코우스카야
벨라루스국립경제대학교에서 경영을 전공했다. 이후 2년 동안 대기업에서 근무했다. 2016년에 정부초청장학생으로 한국에 왔으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했다. 국제자원봉사, 서포터즈, 기자, 모니터링 등의 활동 경험도 있다. 2020년 4월 광주에 내려와 광주국제인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벨라루스
동유럽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북쪽으로는 라트비아, 동쪽으로는 러시아, 남쪽으로는 우크라이나와 각각 국경을 접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항상 서로 다른 동서의 문명, 동서의 문화와 사상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문화적 완충지대의 역할을 해왔다.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 충돌과 전쟁이 잦아 군사 대립의 무대가 되어 왔다. 과거 벨라루스 지역은 ‘리투아니아 대공국’ ‘레치 포스폴리타야’(리투아니아 대공국과 폴란드 왕국), 러시아 제국의 ‘서북지구’ 및 벨라루스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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